전 세계적으로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의 위상이 높아지며, 전문적인 교육을 받기 위한 유학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럽은 플로리즘의 발상지이자 정통성을 가진 지역으로, 많은 이들이 플로럴 디자인을 배우기 위해 찾는 곳입니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는 대표적인 유학지로, 각국의 교육 방식, 예술 철학, 그리고 유학생을 위한 시스템까지 큰 차이를 보입니다. 단순히 ‘유럽’이라는 틀로 접근하기보다는, 각 나라의 학비, 생활비, 교육 과정, 수업 규모, 취업 가능성을 비교하여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나라를 세부적으로 비교해 플로리스트 유학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학비와 생활비, 비용은 어디가 더 현실적인가?
플로리스트 유학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마주치는 현실적인 장벽은 바로 비용입니다. 플로럴스쿨은 일반 어학연수나 대학과 달리, 짧고 집중적인 전문 과정으로 운영되며 등록금이 높은 편입니다. 게다가 숙소, 식비, 교통, 꽃 재료비까지 고려하면 전체 유학 비용은 절대 만만치 않습니다.
영국은 런던을 중심으로 다양한 단기 및 중기 과정이 개설되어 있으며, 대표적인 학교로는 맥퀸즈 플로럴 스쿨, 주디메리 플라워스쿨, 제인패커 아카데미 등이 있습니다. 이들 학교는 1주~12주 과정이 일반적이며, 4~6주 과정 기준으로 650만~950만 원 수준의 학비가 소요됩니다. 여기에 런던의 평균 생활비는 월 200만~300만 원 정도로, 숙소와 교통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반면 프랑스는 파리를 중심으로 한 예술 중심의 커리큘럼이 주를 이루며, 대표적으로 Catherine Muller Flower School, L’École des Fleuristes de Paris, France Flower School 등이 있습니다. 학비는 420만~680만 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하며, 파리는 생활비가 런던보다 약간 낮아 월 150만~230만 원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프랑스는 일부 학교가 등록금 외에도 자재비, 실습비를 별도로 청구하기도 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총비용을 비교하면, 프랑스가 15~20% 정도 더 경제적입니다. 그러나 영국은 다양한 단기 프로그램과 수시 개강이 가능해 일정을 조정하기에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학교별 커리큘럼과 수업 방식의 차이
영국과 프랑스의 플로럴스쿨은 디자인의 철학, 수업 구조, 실습 환경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영국의 플로럴 교육은 실용성과 트렌드 중심입니다. 예를 들어, 맥퀸즈 플로럴스쿨의 경우 수강생들은 실제 런던 쇼룸에서 사용하는 꽃 자재로 작업하고, 브랜드의 스타일 가이드에 맞춰 이벤트 플라워, 웨딩 데코, 기업 행사 연출 등을 실습합니다. 수업 중에는 런던 생화시장(Bloomsbury Flowers Market) 투어, 포토세션 및 포트폴리오 촬영, 그리고 맥퀸즈 브랜드와 연계한 소규모 실무 프로젝트 참여 기회도 주어집니다. 이러한 방식은 졸업 후 창업이나 브랜드 론칭을 목표로 하는 수강생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프랑스의 플로럴 교육은 전통과 예술성에 초점을 둡니다. L’École des Fleuristes de Paris는 플로리스트 국가자격증(CAP/BP) 대비 수업을 운영하며, 꽃의 생리학, 색채학, 조형학 등 이론과 디자인을 결합한 커리큘럼을 제공합니다. 또한 Catherine Muller School은 프렌치 스타일의 감성적 디자인을 바탕으로, 핸드타이드 부케, 가든스타일 아렌지먼트, 디자인 역사와 예술 감상을 함께 진행하는 고급 과정이 특징입니다. 모든 실습은 수작업 중심이며, 정적인 수업 분위기에서 플로리스트로서의 감성과 내면을 다듬는 데 초점을 둡니다.
결국, 영국은 빠른 실무 진입과 브랜드 기반의 스타일링, 프랑스는 예술성과 전통 기술 습득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자신의 목표에 따라 선택해야 합니다.
클래스 규모와 현지 취업 연계는 어디가 더 좋은가?
클래스 당 인원수, 수업 방식, 현지 실습 여부, 그리고 졸업 후 진로는 유학의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영국의 플로럴스쿨은 국제적인 학생 구성이 특징이며,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비영어권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습니다. 클래스당 인원은 보통 10~20명 내외이며, 실습 공간과 재료 사용에 제한이 적어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 자체 브랜드 또는 외부 기업과의 협업 프로젝트가 많아, 수업 중 실제 기업 쇼룸 작업에 참여하거나, 런던 웨딩/이벤트 현장에 투입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맥퀸즈에서는 수강생이 'Chelsea Flower Show' 프리뷰 데코, 하얏트호텔 웨딩 플라워 연출, BBC 촬영 세트 백업 팀에 실제 참여한 사례가 있습니다.
반면 프랑스의 학교는 클래스가 소규모로 운영되며 보통 6~15명 내외로 구성됩니다. 강사진은 대부분 자격을 보유한 현직 플로리스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통 기술 교육에 집중하기 때문에 개별 피드백과 반복 실습이 많습니다. 현지 취업의 경우, 프랑스는 자격 기반 사회이기 때문에 CAP/BP 자격을 취득한 후 현지 플라워숍, 백화점, 브랜드 매장에 취업하는 경로가 일반적입니다. 단, 프랑스어가 일정 수준 이상 되어야 가능하며, 국제학생의 경우 프랑스 내 취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장기 플랜이 필요합니다.
요약하자면, 영국은 국제학생에 유리하고 빠른 실무 진입이 가능한 반면, 프랑스는 장기 거주나 정통 플로리스트 자격 취득에 더 적합합니다.
영국과 프랑스, 두 나라는 모두 세계적인 플로리스트를 배출한 교육 강국입니다. 하지만 학비와 생활비, 교육 철학, 커리큘럼, 수업 환경, 현지 진로까지 비교했을 때 각각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실무 중심, 트렌드 기반 디자인, 글로벌 창업 혹은 취업 지향 → 영국 / 예술 중심, 감성적 완성도, 자격 중심의 정통 커리어 지향 → 프랑스. 자신이 어떤 플로리스트가 되고 싶은지를 명확히 한 후, 그에 맞는 나라와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유학 준비 방법입니다. 감성과 실용, 전통과 트렌드 사이에서 자신만의 ‘플로럴 언어’를 찾는 여정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