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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식 플로리스트 교육, 국내와 뭐가 다를까? 교육철학, 커리큘럼과 훈련방식, 실무 진출 구조 및 직업 인식 차이

by bloom the grace 2025. 4. 9.

Judith blacklock flower school 이미지
출처 Judith blacklock flower school 인스타

 

플로리스트는 단순히 꽃을 다루는 직업이 아니라 예술성과 기획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전문 직종입니다. 특히 유럽은 플로리스트의 본고장이라 불릴 만큼 체계적이고 예술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세계적인 플로리스트들도 대다수 유럽 출신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럽식 교육 방식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과연 유럽의 플로리스트 교육은 무엇이 다르고, 우리는 어떤 점에서 참고할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유럽과 국내 교육의 철학, 커리큘럼, 실습 환경, 진로 구조의 차이를 심층적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1. 교육 철학의 차이: 예술적 접근 vs 실용적 기술

유럽의 플로리스트 교육은 본질적으로 예술 교육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꽃을 예쁘게 꽂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철학, 식물의 생애주기, 문화적 상징성, 창의적 해석까지 포함한 종합적 접근 방식을 택합니다. 특히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은 플로리스트를 하나의 '플로럴 아티스트'로 정의하며, 시각 예술의 한 분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플로리스트가 공간 연출자, 색채 디자이너, 브랜드 비주얼 기획자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합니다. 디자인의 원칙, 컨셉 설정, 테마 해석 등의 과정은 플로리스트가 단순 기술자가 아닌 생각하는 디자이너로 성장하게 만듭니다. 이로 인해 플로리스트 작품은 하나의 '작품'으로 평가되며, 각자의 감성과 창의성이 존중됩니다.

반면 한국의 플로리스트 교육은 상업적 실용성에 중심을 둡니다. 즉, 자격증 취득, 창업 준비, 취업 연결 등 실무적 결과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웨딩 부케, 행사 꽃장식, 꽃바구니 등의 반복적 스타일 교육이 많고, 창의성보다는 포맷의 숙련도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교육 철학의 차이는 단지 교육 내용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작품의 스타일과 사고방식, 직업적 정체성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유럽식 교육은 자유로운 해석과 예술적 성장을 지원하고, 국내 교육은 효율성과 실용 기술을 중시하는 구조로 나뉩니다.

2. 커리큘럼과 훈련 방식: 듀얼 시스템 vs 단기 집중 과정

유럽의 플로리스트 교육은 ‘듀얼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동시에 플라워숍이나 디자인 회사에서 실습을 병행하는 방식입니다. 보통 이 교육은 2~3년에 걸쳐 진행되며,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실제 고객 응대, 현장 작업, 트렌드 분석, 시제품 제작 등 모든 과정을 체험합니다.

독일의 경우 플로리스트 국가자격을 취득하려면 법적으로 이 과정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며, 평가 기준 역시 단순 실기 점수가 아닌 포트폴리오, 디자인 기획서, 프레젠테이션 능력, 창의성 평가까지 포함됩니다. 이 커리큘럼 안에는 색채학, 식물학, 미술사, 소비자 심리, 마케팅, 매장 운영까지 포함되어 있어 디자인과 경영 능력을 동시에 갖춘 전문가를 양성합니다.

반면 한국의 플로리스트 과정은 대부분 3개월~6개월 단기 프로그램으로 운영됩니다. 자격증을 위한 반복 학습이나 실기 대비 중심으로 구성되며, 실전 경험은 학원 내 실습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론 교육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고, 상업적 구성품(꽃다발, 코사지 등)을 만드는 방식이 주를 이룹니다.

최근에는 일부 플로리스트 전문학교나 디자인 아카데미에서 창의성과 콘셉트 중심의 과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시장의 중심은 아직 기능훈련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럽의 플로리스트 교육은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통해 디자인 사고를 길러주는 반면, 국내는 짧고 효율적인 기능 교육을 통해 실무에 빠르게 투입되도록 돕는 방향에 가깝습니다.

3. 실무 진출 구조 및 직업 인식 차이

플로리스트 교육을 마친 이후의 진로 역시 양 지역 간 큰 차이를 보입니다. 유럽에서는 플로리스트가 단지 꽃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창의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자이너로 인식됩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플로리스트는 브랜드 런칭 이벤트, 패션쇼, 박람회, 호텔 로비 연출, 콘서트 무대 디자인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기업의 크리에이티브 팀 일부로 활동합니다. 그만큼 포트폴리오 중심의 채용 시스템이 발달해 있으며, 정형화된 자격증보다는 실력, 창의력, 콘셉트 제안 능력이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플로리스트의 진로가 꽃집 창업, 웨딩 플라워 업체, 행사 대행 업체 중심으로 제한적입니다. 자격증이 진입 장벽 역할을 하며, 고정된 스타일을 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다양한 디자인 실험이 어려운 환경입니다.

또한 유럽은 플로리스트의 브랜드화, SNS 마케팅, 아트워크 출품 등 개인 작가로서의 성장을 장려하지만, 한국에서는 창의적 개인 브랜딩보다는 현장 적응력과 실무 효율성이 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한 브랜딩 활동이 늘고 있지만, 시스템적 지원은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유럽과 한국의 플로리스트 교육은 단순한 교육 방식의 차이를 넘어, 철학, 구조, 진로 시스템까지 전반적으로 다릅니다. 유럽은 예술성과 창의성을 중심으로 장기적 성장을 지원하며,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반면 한국은 빠른 실무 투입을 위한 효율 중심의 교육으로, 기능적 숙련도를 우선시합니다.

두 시스템 모두 장단점이 있으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플로리스트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유럽식 철학과 시스템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스타일을 찾고, 단순한 기술자에서 창의적인 플로랄 디자이너로 거듭나고 싶다면, 지금부터 유럽식 마인드로 접근해보는 것이 좋은 시작이 될 것입니다.